돈은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가운데 하나다.
오늘날 돈은
밀림부터 선진국의 최첨단 도시에 이르기가지
세계의 모든 곳에서 쓰인다.
돈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환영받는 존재이고,
이 새상을 움직이는 활력소다.
또한 상업과 무역을 촉진하고
가치를 축적하는 수단이며
상대적 가치의 본질적 척도다.
돈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책은 돈에 대한 교과서다.
읽기에 부담이 없고 흥미로워서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
그렇다고 내용이 빈약해서가 결코 아니므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교과서답게 돈에 대한 모든 것을 총망라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의 역사부터 돈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친절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돈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왔다.
지금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전자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동전과 지폐를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고 있다.
1980년대에 등장한
'온라인뱅킹'은 해킹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이용객의 수를 늘려가고 있다.
2015년까지 약 6억 5천만 명의 고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돈은 금융 세계 안에 자리 잡고 있다.
금융 세계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수준에서 작동한다.
거시경제학은
경제 전체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세계 각국 정부의 경제정책의 효과를 평가한다.
반면에 미시경제학은
개인 또는 특정 회사라는 개별 단위의 경제행위에
관심을 갖는다.
이 책은
거시적 측면과 미시적 측면 모두를 검토하고 있다.
돈의 탁월성에도 불구하고 돈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돈은
힘과 탐욕에 굴복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풍족하든 결핍하든 간에 끔찍한 고통의 핵심에 자리잡을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부자와 빈자가 함께 존재했다.
하지만
부자는 더욱 부유해지고
빈자는 점점 더 빈곤해지고 있음이 결정적인 문제점이다.
최근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이 차이가 집중적으로 부각되었다.
"거대한 부(富)에는 거대한 책임이 따른다"
- 빌 게이츠
돈이 탄생한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돈이 문자보다 먼저 등장했을 것으로 추정케 한다.
적어도 5천 년 전부터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고대 문명권에서는
상호 매매하는 생산물의 가치를 평가할 척도가 필요했다.
사람들에게 돈이 필요했고,
돈의 토대는 서로 간의 신뢰라는 단순한 개념이었다.
기원전 32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돈의 개념이 탄생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셰켈(shekel')은
보리의 양(量)을 가리킨다.
통화단위분만 아니라
무게단위로도 사용됐고,
이는 교역의 발생을 촉진했다.
셰켈은
구약성서에도 등장한다.
요셉이 미디안 사람들에게
은 20셰켈에 팔려간
이야기가 나온다.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의
6대왕 함무라비는 최초로
금융규제 조항을 공포했다.
기원전 1750년경
함무라비 법전을 만들어,
부채의 이자와 벌금의 납부를 규정했다.
돈은 점차 상업적 계약을 이행하고 재산의 매각과
구입을 처리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가치척도의 역할을 맡은 돈이 널리 유통되면서
자연스레 법의 지배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기원전 1000년대에
중국의 한자로 작성된 장부엔 개오지 조가비가 나온다.
조가비 화폐는
세계 모든 대륙에서 장신구와 통화로 사용되었고,
특히 아프리카에서 여러 세기에 걸쳐 명맥을 유지했다.
어떤 개오지 조가비는
점점 교환가치와 동의어로 사용되면서
'돈 개오지'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돈은
기원전 8세기경부터 서기 1세기 중엽까지 이어진
그리스, 로마 세계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기원전 600년경,
리디아왕국(현, 터키의 서부)의 수도 사르디스에서
알리아테스 왕이 울퉁불퉁한
금은 합금덩어리를 주조해 만든 동전이 등장했다.
오늘날 '리디아의 사자'로 알려진 이 돈이
세계 최초의 동전으로 간주된다.
알리아테스 왕이 동전을 만든 이유는
정복전쟁에 동원된 그리스 출신의 용병들에게
급료를 지급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리디아의 동전에 영향을 받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주로 라루리온의 광산에서 채굴한 은銀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동전을 만들기 시작했다.
동전의 생산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화폐 주조소 또한 점차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로마 제국은 단일 통화를 사용했다.
제국의 경영에는 막대한 경비가 소요되므로
교역을 통해 재원을 조달했다.
기본적으로
군대가 안전한 교역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야만 했다.
로마는 옥수수, 쇠고기, 올리브유, 목재, 금속, 파피루스,
도자기, 유리, 은, 향수 등을 대규모로 수출했다.
교역상대는
오늘날의 스페인, 프랑스, 중동, 북아프리카 등지였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은행 제도는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대한 문화적 용광로에서 탄생했다.
르네상스는
주로 예술, 과학, 문학, 철학 등에 영향을 끼쳤는데
돈은
르네상스의 중요한 자극제였다.
즉
부자들의 후원이 예술과 건축의 융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돈은 결정적으로 예금과 대출을 관리하는 은행의 출현을 초래하기도 했다.
은행이란 말은
이탈리아 금융업자들이 사용한 나무 책상이나 탁자인
'반카banca'에서 비롯되었다.
메디치 가문은 메디치은행을
유럽에서 가장 크고 신뢰받는 곳으로 키웠다.
성장 비결 중 하나는 금화 '피오리노 도로'만 거래했기 때문이다.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약 150달러에 해당하는 이 금화는
크기와 양이 일정해 유럽 전역에서 은을 제치고
상거래용 기축통화로 발돋움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은 따로 있다.
1472년에 설립된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 은행이다.
이 은행은 빈곤층에게 7.5% 금리로 돈을 빌려주었다.
설립 후 400여 년 동안 시에나와 그로세코 지역에서 착실하게 성장해 20세기 초반에 이탈리아 타 지역으로도 진출했다.
1999년 밀라노 증권거래소에 상장,
현재 3천여 개의 지점을 가진 이탈리아 3위 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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