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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김춘수(金春洙)

素彬여옥 2013. 11. 14. 10:03


  

꽃/김춘수(金春洙)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위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한국 현대 시(詩)108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