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감동 글,그림 모음

열매/'닉 부이치치'의 일가족

素彬여옥 2015. 11. 17. 19:02


 

 

 

★ [신앙시] 열매 ★
 

 조병화(1921~2003)

 

한 우주가 떨어진다
서로 모순되던
희로애락의 계절이
스스로가 겪은 대로, 그만치
하나의 맛으로 엉겨서
적막한 천지로 떨어진다.

폭풍의 계절도
쾌청의 계절도
하나의 우주가 되어 떨어진다.
스스로의 무게로


 

 

 

 

 

 

삶을 감사합니다.
나에게 그렇게도 많은 걸 주신..
눈을 뜨면 흑과 백을 완벽히 구분할 수 있는

두개의 샛별을 내게 주신...
그리고 저 높이에 떠있는 별들과

내가 사랑할 사람들을 많이 주셔서...

삶을 감사합니다.
나에게 그렇게도 많은 걸 주신...
밤낮으로 귀뚜라미과 카나리아들 소리,

망치소리, 터빈소리,

개짖는 소리, 소나기 소리를 녹음할수 있고,
내 사랑하는 사람의 다정한 목소리도 담을 수 있는..

넓은 귀를 주셨습니다.

삶을 감사합니다.
나에게 그렇게도 많은 걸 주신...
내가 생각하고, 주장할 수 있는 언어와

소리와 알파벳을 주었습니다.
어머니, 친구들, 형제들과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의
영혼의 길을 밝혀주는 빛도 주었습니다.

삶을 감사합니다.
나에게 그렇게도 많은 걸 주신...
내 지친 발걸음으로 행진할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도시들과 물고인 웅덩이와 해변과 사막, 산과 평야
그리고 당신의 집과 거리와 뜰안을 걷게 해주었습니다.

삶을 감사합니다.
나에게 그렇게도 많은 걸 주신...
내게 그 틀을 뒤흔들 심장을 주었습니다.
인간의 정신의 산물을 볼때...
악함에서 멀리에 있는 선함을 볼 때...
당신의 맑은 눈 속의 깊은 곳을 바라볼 때...

삶을 감사합니다.
나에게 그렇게도 많은 걸 주신...
나에게 웃음과 눈물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나로 하여금 슬픔과 구별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 두 가지는 내 노래를 이루었습니다.

모든 이의 노래가 바로 이 노래입니다.
모든 이의 노래가 내 본연의 노래이듯....

감사합니다... 내 삶을

 

 

 


'닉 부이치치'의 아내 임신과 태어난 아이.



아이가 아버지인 닉을 안아주는 장면에서 눈물이 핑도네요.

세상은 살만 합니다. 암요 그렇고 말고요.

절망하거나 주저앉지 마세요. 힘을 내서 일어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