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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비 시 모음. ♬ You Need Me / Anne Murray

素彬여옥 2015. 11. 18. 08:36

 

♬ You Need Me / Anne Murray

 

가을비를 맞으며 / 용혜원

 

촉촉히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얼마만큼의 삶을

내 가슴에 적셔왔는가

생각해 본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인가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허전한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훌쩍 떠날 날이 오면

미련 없이 떠나버려도

좋은 만큼 살아왔는가

 

봄비는 가을을 위하여 있다지만

가을비는 무엇을 위하여 있는 것일까

싸늘한 감촉이

인생의 끝에서 서성이는 자들에게

가라는 신호인 듯한데

 

온 몸을 적실 만큼

가을비를 맞으면

그 때는 무슨 옷으로 다시

갈아입고 내일을 가야 하는가

 

가을비 송엽 / 박 기선

때늦은
가을비가 주룩주룩
산과 들을 적신다.
목 느린 벼이삭
만삭에 허리 펼 날 없고
갈잎은 젖어 지는데

시궁창에 흐르는 물
한줄기 시냇물 되어
송사리 어울려 오르고
한숨 지는
촌부의 가슴
조바심을 아는지

갈걷이
근심 걱정 몰라
비는 내리기만 하여
때늦은 客水로
알알이 여물어 황금들
씨알은 몸살을 하고 있구나,

 

가을비 ㅡ  이동백

 

낡은 기억의 페이지로

낮게낮게 내리는 비

고독처럼 사람들을

창으로 불러낸 뒤

저 멀리

지구 너머로

낙엽들을 밝고 간다.

 

젖고있는 세상에는

받쳐 들 우산 없는데

나목의 긴가지 끝에서

흐느적 거리는 하늘 뚫고

마지막

남은 가을비

빗금만 치고 내린다.

 

가을 비 / 전경애 시,

 

아무도 오지 않는 가을 들판에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지고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들판을

가을비가 촉촉히 적셔주네

오 내 마음 들판에 홀로 선 가을 나무

이 마음 적셔주는 고독한 가을비여

이 가을 지나면 언제 다시 만나나

아쉬운 듯 손을 흔들며 떠나가는 가을비

 

새들도 모두 떠난 가을 들판에

나뭇잎만 한없이 쌓여가고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들판을

가을비가 촉촉히 적셔주네

오 내 마음 들판에 흔들리는 은빛 갈대

이 마음 적셔주는 고독한 가을비여

이 가을 지나면 언제 다시 만나나

아쉬운 듯 손을 흔들며 떠나가는 가을비


가을비 속으로 시/이응윤

쏟아져도 슬프지 않는 가을비가 내려요.
질근대도 외롭지 않는 가을비가 내려요.

세상 하나밖에 없는
내 속, 언제나 등불로 지켜주는
내 사랑, 당신이
내 옆에 있으니까요.

가을비 속으로
더 물들어 갈
서로 소중할 이유가 내려요,
생각만해도 행복할 미소
우리의 사랑이 내려와요.

저 가을비 속으로
우리 손 잡고 달려 보아요,
저 길 위에 우리 사랑을 뿌려 보아요.
저 산과 들, 하늘
시냇가와 호수들 모두
더 고운 단풍은 들어올 거에요.

가을비가 내려요.
슬프지도 외롭지도 않은
가을비가 내려요.

 

가을비 / 도종환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출처 : http://blog.daum.net/csp621
글쓴이 : 昌石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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