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같은 8월 18일에
이안삼 작곡가님
떠나셨는데 세상에나~~
40년 외길 걷다가
퇴임하고 가곡을 접한지 어언 15년이 넘네
항상 이수인 선생님 곡은 안 빠지는 가곡시간
너무나도 사랑하고
사랑 받으신 선생님
명복을 비나이다
구름가네 구름 가~네
강을 건너 구름 가~네
늘 즐겨불렀던 노랠 또 불러 봅니다
그립습니다
이수인 가곡의 밤에서
이수인 李秀仁, 1939 ~2021 8,22일)
마산시 대성동 무학산 밑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혜원초등학교 교장까지 지낸 교육자였다. 가족이 교내의 사택에 살고 있어, 그는 하교 후에도 학교 피아노를 치며 놀았다. 마산동중을 거쳐 마산고에 다닐 때는 유명한 시인들에게 국어를 배웠고, 마산시내 고교생끼리 서클 청운회를 만들어 문학과 인생을 토론하기도 했다. 고교졸업후 서울로 올라와 서라벌예대 작곡과를 다녔다. 졸업한 후에는 고향에 돌아가 마산 제일여고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한편 고향의 음악계를 위해 활동했다. 이 시절부터 그는 특별히 합창운동에 관심을 가졌는데 마산합창단 상임 지휘자, 마산방송국 합창단 상임지휘자를 맡으면서 합창은 평생 그의 전문이 됐다.
1960년에 첫 가곡 <별>을 작곡했고, 1968년엔 가곡 <고향의 노래>를 작곡했다. 1973년에 <새 합창곡집>을 내고 38편을 수록했다. 제2합창곡집은 1985년에 출판했는데 두 번째의 <학생합창곡집>에는 성인용을 배제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 실린 80곡은 마산에서 교편을 잡던 시절부터 숭의여전에 출강하던 시절의 작품으로 서울음악제, 아시아음악제와 일본 순회음악회때의 프로그램을 장식해 온 곡이다. 그 중에서 널리 알려진 곡으로 <앞으로 앞으로> <둥글게 둥글게>가 있다. KBS어린이합창단을 맡은 후로 그는 동요 작곡에도 매진했다. 어린시절부터의 음악 교육을 중시하는 그는 밝고 씩씩한 동요 작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그의 동요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대표곡으로는 <목장의 노래><아기><앞으로 앞으로><둥글게 둥글게> <구름><방울꽃><나의 하루>등이 있다.
지금까지 이수인이 작곡한 곡은 <고향의 노래><석굴암><별>등 가곡100 여곡과 피아노곡 다수, 합창곡 <나의 하루>, 어린이 뮤지컬로 <폭풍의 아이들><심청전>등 10 여편이 있다. 가곡집으로는 1965년에 출간한 <이수인 작곡집><이수인 가곡집> 또 신곡으로 <내 맘의 강물>이 있다. 이수인은 어렵고 난해한 곡보다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 30 여년이 넘도록 KBS어린이 합창단을 이끌며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동심이 담긴 생활노래를 『파랑새』라는 동요보급모임을 통해 동요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해왔다(펌)
◇‘음악이 곧 생활’인 삶 살아온 음악계의 큰 별
◇ 고독한 젊은 날‘별’애창하며 위안 얻어
◇“진짜 행복은 마음의 부자 되는 것”
내 정년 퇴임식날
2학년 남학생이
이수인선생님의 대표곡인
내맘의 강물을 불러 주었는데
눈물이 핑~~돌았던
그 날이 떠 오르네
아~ 이련한 옛날이여
내 맘의 강물
수 많은 날은 떠나갔어도
내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그 날 그 땐 지금은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새 파란 하늘 저 멀리
구름은 두둥실 떠나고
비 바람 모진 된 서리
지나간 자욱마다 맘 아파도
알알이 맺힌 고운 진주알
아롱아롱 더욱 빛나네
그 날 그땐 지금은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고향의 노래
“ 남산의 중앙방송국에서 합창단 연습을 끝내고 남산 자락에 자리한 대폿집 구석에서 소주 한 잔 걸치는 낭만이 일품이던 어느 가을, 집에 와 보니 마산 제일여고 교사 시절 단짝이던 친구이자 시인이던 김재호 선생으로부터 엽서가 와 있었다.
서울이라고 떠나면 모두가 고향을 잊느냐는 작은 눈 흘김과 함께 노래하던 음악실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썼노라고 시를 한 편 보내왔다.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 들에 서 보라
고향 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골짝 깊은 곳 초가마을에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 잔치 흥겨우리
아 이제는 손 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나는 친구의 엽서를 손에 들고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친구의 우정과 고향의 숨결이 온 몸에 전율처럼 느껴졌다.
사랑스런 친구의 우정을 생각하며 단숨에 쓴 <고향의 노래>는 그 후 테너 엄정행의 목소리로 레코드를 타고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내 맘의 강물, 59쪽)
앞의 글은 이수인이 ‘2000년 12월 성산동에서’쓴 것이라고 책 속에 적혀있다. 이수인은 그 후 2002년 1월 <고향의 노래>에 대해 다시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몸살 나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기쁨은 마치 바라고 바라던 귀한 아이를 얻은 어머니의 기쁨에 비길 만한데. 이는 오직 창작의 기쁨을 맛본 자만이 누리는 특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게 있어 행복한 순간이 언제내고 묻는다면 단연 독서나 명상을 통해 얻은 좋은 글과 악상으로 새로운 곡을 탄생시켰을 때라고 말하고 싶다.
그중에서도 1960년대 말 <고향의 노래>를 작곡하고 났을 받은 마음의 위안과 행복감을 지금도 나는 잊지 못한다. 그 당시 나는 꿈같이 지낸 고향에서의 교직생활을 접고 서울로 와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는데, ‘도회지 부적응증’과 함께 향수병이 날로 심해져 외롭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 벗으로 친하게 지내던 김재호 시인이 나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엽서에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로 시작되는 그리운 고향 소식을 적어 보내 주었다.
나는 곧 피아노 앞에 앉았고 그래서 태어난 곡이 바로 <고향의 노래>였던 것이다.“ (내 맘의 강물, 86~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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