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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추억-등대지기가 흐르는 아침-

素彬여옥 2011. 1. 25. 09:28

 

 

 
 
 
행복한 추억
                                                      
 
서릿발 성성한 엄동설한에
찢어진 하얀 문풍지 사이로
 
 
서슬찬 겨울바람이 쌔앵 밀려들면
군불 지핀 따끈한 아랫목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이불 속에 손발을 묻고
화롯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던
 
 
어릴 적 가난했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네요.
침침한 호롱불 아래에서
 
 
밤늦도록 손바느질로 한 올 한 땀 옷을 깁던
어머니의 정갈한 손 매무새는 여전히 분주하기만 하고
 
 
새하얀 함박눈 소리 없이 내려와
장독대에 소복소복 쌓이던
  
 
겨울밤은 참으로 적막하고 길기만 했습니다.
눈망울 초롱초롱 두 귀를 쫑긋 세우며 듣던
 
 
할머니가 들려주는 여우 나오는 산골 옛이야기에
오싹오싹 간담이 서늘해져
 
 
바짝 달라붙은 할머니 곁에서
우린 떠날 줄을 몰랐지요.
 
 
화롯불에 깊숙이 묻고 다독여 잘 구워진
따끈따끈한 군고구마와 군밤을 꺼내 먹으며
 
   
입언저리에 시커멓게 먹칠을 하던
그 옛날 가난했지만
 
   
    레지나 어린시절 행복한 추억이        
오늘따라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받은 메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