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히 먼 20代의 푸른
어느 젊은 날.
신촌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에 올라
몇 정거장을 덜컹거리는 소리를 듣다가
우리는 운정역에서 내렸다.
운정역에서 기찻길을 따라 걷다가
어느 외나무 다리에 앉아
사랑을 꽃피우던 그 해
그 봄날.
그 운정역도 사라지고
그 사랑도 가버리고
그 추억만이 남아
외나무 다리에서 서성이게 하는 이 봄날.
그 외나무 다리에서 날아오르던
두 마리의 학이
건너 산등성이를 날아넘던 풍경.
망초대궁 길 가양으로 빼곡히 피었던 농로길.
산 비얕 외딴집에서 들려오던
정오의 라디오 방송 진행 아나운서의
나른한 봄의 멘트.
이 모든 흘러간 것에 대하여
이 세상의 아름다운 시절에 대하여
나 마져도 착하디 착했던 순수시대에 대하여
무연히 기억의 저편을 더듬다.
멀고 먼 사람
멀어진 사랑.
이 찬연한 봄날
다시금 신촌역에서
기차를 타고
개찰구를 빠져나가
책을 읽는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차창밖 안개짙은 풍경을 바라보면
다시금 그날 그 운정역에 도착할 수 있을까?
안개 가득하던
평행선 철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옛날 안타까운 사랑이
다소곳이 나를 맞아줄까?
얼어붙은 강가 건너편
어둑한 저 저녁길을 넘어가서는
이내 돌아 올 줄 모르는
젊은 날의 純사랑.
이 봄 들어
그 사랑도 세월만치 또 늙어가겠지?
서럽디 서러운 젊은 날의 편린.
아, 외나무 다리.
'음악 코-너 group > 애창가요, 국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영임의 회심곡 (0) | 2011.03.06 |
---|---|
]♬ 애창 가요앨범 ♪ (0) | 2011.03.04 |
세월이 가면 - 박인환 詩 임태경노래 (0) | 2011.03.01 |
[스크랩] ♬?? 찔레꽃 / ?장사익. 가사&오디오. (0) | 2011.02.25 |
[스크랩]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0) | 2011.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