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감상외 여행지자료/well-being 코너

걷기 예찬

素彬여옥 2011. 10. 31. 21:02

 

 

- 나는 걸으면서 가장 풍요로운 생각을 얻게 되었다.
키에르케고르(덴마크 철학자)


-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는 것이다.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내가 천국을 경험할 때는 항상 혼자서 자연을 마주 대하고 있을 때였다.

다비드 르 브르통(프랑스 사회학자)

 

- 나는 나직한 난장이 숲을 지나 큰길로 나선 보행자.
수문에서 흘러 나오는 물소리가 내 발소리를 덮는다.
나는 석양빛이 우울하게 세상을 황금빛으로 씻는 광경을 오랫동안 지켜 본다.

랭보(프랑스의 시인)

 

- 심오한 영감의 상태. 모든 것이 오랫동안 걷는 길 위에서 떠올랐다.
극단의 육체적 탄력과 충만..
/
니체(독일 철학자)

 

 

위의 글들은 "걷는 것에 대한 예찬", 즐거움과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도 요즘 숲길을 많이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걷다보면 홀로 걷는 동안의 침묵과 고독이,그리고 같이 걷을 때 나누는
대화가 나름의 고유한 깨달음과 기쁨을 안겨준다.

걷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자신을 속박하던 모든 것으로 부터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 걷는 것으로 정신적인 순회, 거듭나는 계기로 삼는 것도 가능하다.

 

생각의 속도는 삶의 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생각의 속도’를 뛰는
것이 아닌 '걷는 속도'에 맞춰야 한다. 뛰는 자의 가쁜 호흡은 인생 또한
헐떡이게 한다. 걸을 때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몸이요, 생명이다.
걷기란 그래서 생명 예찬이다.

 

이제 우리는 발로 대지를 딛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마음이 담긴 그릇’으로서의 몸을 천천히 움직이면 영혼에
붙어 있는 먼지들이 털려 나간다. 인간은 발로, 머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걷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열어놓을 수 있는 이는 인생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이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은 자신의 창작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0 시간의 연습보다 1시간의 산책이라고 말했다.
'걷기' 라는 가장 자유스러움을 통한 사색이 그에게
음악적 영감이 되어 돌아온 것이 아닐까?


 

 

 

얼마전 아침 안개가 낮게 깔린 조용한 숲을 걸었었다. 사람없는 숲을 걸으면
항상 따르는 그 고요가 나는 좋다.

무수한 상념들은 이내 안개 속으로 흩어진다. 고개 들어 나무
사이로 천천히 흐르는 안개의 움직임을 본다.

시간이 멈춰 있는 듯 한 녹음 사이로 적요한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걷기가 즐거워 질수록 머릿속은 텅 비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다시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생각이 튀어 오르기도 한다.

 

키에르케고르는 한 편지에 이렇게 썼다.

“나는 걸으면서 나의 가장 풍요로운 생각을 얻게 되었다.
걸으면서 쫓아 버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생각이란 하나도 없다"

니체도 걷기 예찬에 동참하였다.

“나는 손만 가지고 쓰는 것이 아니다. 내 발도 항상 한 몫을 하고 싶어한다.
때로는 들판을 건너서 때로는 종이 위에서.."

 

윌든 Walden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Thoreau는

"솔직히 고백하거니와 나는 여러 주일, 여러 달, 아니 사실상 여러해 동안
상점이나 사무실에 하루 종일 틀어 박혀 지내는 내 이웃 사람들의 참을
성,
혹은 정신적 무감각에 놀라지 않을 수없다"


라며 실내에 머물며 자연속으로 찾아 나가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의 부분부분은 지나간 인생이 다른 생을 만들어 주는
여유를 가르쳐 준다’


라고 말한다. 이어

“숲이 가진 원시성이 사람들이 묶인 사소한 일상과 근심에서 자유케 하며
생의 근본
목적을 좀더 잘 이해하도록 해준다.. 내가 숲을 찾는 이유는 생을
좀 더 현명히 살기 위함이고, 생의 본질적인 진실과 만나기 위함이고
내가
이 땅에 오지 않았으면 발견치 못한 것들을 찾으려 함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그 숲길에 서서 가만히 눈을 감아 본다. 나중에 내 안에 무거운 생각이
가득해 지거나, 문득 떠오르는 뭔가의 추억을 더듬고 싶어 진다면,

나는 숲속의 고요를 떠올리며 내 마음을 기댈 것이다. 앞으로도 생활 속에서
문득 문득, 한없이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그 숲속 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 것이다. 그럴 때 당장 숲길로 못 떠나더라도 이 도시의 작은 공원 나무
그늘아래를 천천히 걷는 것으로 충분히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대도 이제 천천히 숲길로,아니면 가로수길 아래를 걸어 보기를
바란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 단풍과 낙엽의 10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