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지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하는 책상은 이름을 갖고 있다. ‘Resolute’ 책상.
이 책상이 백악관에 있은 지는133년이나 되었다. 미국의 많은 대통령들이 이 책상에서 미국과 전 세계 역사를 결정하는 정책들을 수립해온 것이다.
이 ‘특별한’ 책상이 백악관에 들어오게 된 이야기 또한 특별하다. 대통령 의자가 있는 쪽으로 이 책상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써있다.
“HMS Resolute는 존 프랭클린 경을 찾아 1852년에 떠난 영국 탐험대의 한 척으로 1854년 5월 15일 북극에서 버려졌다. 미국 조경선인 ‘조지 헨리’호의 부딩톤 선장이 1855년 겨울에 이 배를 찾았다.
이 배는 구입되어 미국 대통령과 미국인들의 선의와 우정의 표시로 빅토리아 여왕에게 선물로 보내졌다.
이 책상은 Resolute 호의 나무로 만들어졌고 영국 및 아일랜드 여왕이 그 배를 준 것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표시로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낸 것이다”
영국은 1852년 4월 실종된 영국탐험가인 존 프랭클린 경을 찾기 위해 5척으로 구성된 구조대를 북극으로 보냈다. ‘Resolute’는 한국말로 번역하면 ‘결연한, 확고한’이라는 뜻인데 이 때 떠난 5척 중 한 배의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얼음에 갇히면서 4척의 배를 포기하고 돌아오게 된다. ‘Resolute’호도 버려졌는데 이 배는 얼음과 파도에 밀려 1855년 처음 버려진 곳에서 1200마일이나 떨어진 곳으로 떠내려 왔다. 1855년 9월 미국 조경선인 ‘조지 헨리’호가 이 배를 발견했고 육지로 끌고와 화제가 되었다.
이 ‘Resolute’호는 당시 전쟁 직전까지 갔던 미국과 영국이 화해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 영국은 미국 내 영국계 미국인들을 영국군으로 모집해 크림 전쟁에 참전시키려 했다. 영국이 이런 식으로 미국인들을 자국 군인으로 모집하는 것은 1812년 미국이 영국에 선전포고를 하고 전쟁을 벌였던 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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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그렇게 하자 당시 미국의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은 영국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의회에 밝히고 주미 영국대사를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그 때 버지니아 출신의 제임스 메디슨 의원이 한가지 법안을 제출했다. 영국 선박 ‘Resolute’ 호를 정부가 구입해서 영국정부에 선물로 돌려보내자는 것이었다. 그 법안은 채택되었고 미국 정부는 4만 달러에 그 배를 구입해 고쳐서 영국으로 돌려보냈다.
1856년 12월 12일 영국에 이 배가 도착하자 영국 여왕은 미국의 선의에 감사하다고 답례했고 양국 간 일촉즉발의 긴장은 봄날 눈녹듯 녹아내렸다.
1880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Resolute’ 호를 해체하면서 나온 나무로 책상을 만들어 당시 미국의 리서포드 헤이즈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냈다. 그것이 바로 ‘Resolute’ 책상이다.
이 책상은 2번 고쳤다. 첫번째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때다. 당시 다리에 보조 장치를 하던 루즈벨트 대통령은 그 장치를 감추기 위해 그때까 뚤려있던 책상 아래 앞에 판넬을 접이식으로 붙였다. 그 판넬에는 독수리 머리가 예외적으로 왼쪽을 향해있는 대통령 인장이 새겨져 있다.
이 판넬은 ‘Resolute’ 책상의 일부로 사용되었고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들이 이 판넬을 밀고 얼굴을 내미는 장면(위 사진)에서 잘 나타나 있다.
두번째는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책상 높이를 높이기 위해 책상아래 받침을 놓은 작업이 있었다.
‘Resolute’ 책상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사용된 것은 존 F. 케네디 대통령 때부터다. 당시 퍼스트레이디인 재키 케네디가 집무실로 옮겨왔다. 하지만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후 이 책상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지미 카터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 책상은 다시 백악관 집무실로 왔고 그 뒤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하고 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Resolute’ 책상을 개인공부용으로 썼다.
마가렛 대처(아래 사진) 등 영국의 수상들이 백악관을 방문하면 양국의 정상들은 ‘‘Resolute’ 책상을 둘러보며 미국과 영국 간의 돈독한 관계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로 삼고 있다.
2013-02-11 16:4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