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는 안 갚아도 원한은 작은 것이더라도 반드시 갚는다
受人之恩 雖深不報 怨則淺亦報之
수인지은 수심불보 원칙천역보지
聞人之惡 雖隱不疑 善則顯亦疑之
문인지악 수은불의 선칙현역의지
此刻之極 薄之尤也 宜切戒之
차각지극 박지우야 의절계지
남의 은혜를 받고는
비록 깊더라도 갚지를 않으나
원한은 얕아도 갚는다
남의 악함을 들었을 때는
비록 명백하지 않더라도 의심치 않으나.
착함은 뚜렷해도 의심을 한다
이것이야말로 각박함의 극치이고
경박스러움이 심함이니 마땅히 경계할지니라
해설
'은혜 입은 것은 물에 쓰고
원한을 산 것은 돌에 새긴다'란 말이 있습니다.
'입은 신세는 얼른 잊어버리고
한번 산 원한은 두고두고 잊지 않는다.'는
심리를 비아냥대는 말입니다.
이것이 속인(俗人)들의 공통심리라면
실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남의 불행으로 자신의 행복을 삼는다는
이른바 상대적 심리 또한 속인들의 공통된 심리라면
이것 역시 비극입니다.
그렇건만 남의 악평(惡評)은 검증 없이 믿고자 하면서도
남의 선평(善評)은 잔뜩 의심하는 세태입니다.
실로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