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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아랑각에 얽힌 얘기

素彬여옥 2013. 9. 3. 10:06

밀양 아랑각에 얽힌 얘

2013.8.16 삼락회 밀양지역 문화탐방길에

 

 

 

 

 

 

 

아랑사의 전설

지금으로부터 약 4백 년 전 명종 때의 일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밀양부사에게 아랑이라고 하는, 열아홉 되는 어여쁜 딸이 하나 있었습니다. 이름은 윤정옥(尹貞玉)이라고 합니다.그녀는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유모와 같이 있게 되었는데, 그 용모가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밀양부사 밑에서 일을 보고 있던 주기(朱旗)라는 젊은 관노 한 명이 아랑을 연모하는 마음을 억제할 수 없어 많은 돈을 주어 아랑의 유모를 매수하였습니다.

어느 보름날 저녁, 유모는 아랑에게 달 구경도 할 겸 바람도 쐴 겸 놀러 나가자고 유인하였습니다. 아랑도 한 번 놀러 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던 차라 쾌히 승낙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녀는 유모와 함께 영남루로 놀러 나갔습니다. 그녀가 달빛 어린 영남루를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을 때 유모는 살짝 빠져나갔고, 그 사이에 유모와 미리 짠 관노가 아랑에게 덤벼들었습니다. 아랑은 죽을힘을 다하여 그 관노에게 반항하였고, 관노는 아랑의 완고한 저항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는지 그만 칼로 찔러 죽이고 말았습니다.

유모와 관노 이 두 사람 외에는 아랑의 죽음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랑의 아버지 윤부사는 아랑의 행방을 백방으로 알아보았으나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상심하여 서울로 돌아갔고, 후임으로 새 밀양부사가 부임해왔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부임한 부사마다 그 이튿날 아침이 되면 죽어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자 아무도 밀양부사로 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이상사(李上舍)라는 담이 큰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듣고 밀양부사를 자원하였습니다. 나라에서는 밀양부사로 갈 사람이 없어 걱정하고 있었던 차라 쾌히 승낙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새로 부임한 부사는 관노들에게 불 켜는 초를 많이 구해 들이게 한 후, 밤이 되자 사방이 환하게 촛불을 켜놓고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있는데, 피투성이인 채로 갈가리 찢어진 옷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한 처녀가 나타나서 부사에게 공손히 절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그동안 제가 원하는 바를 말씀 드리고자 가까이 다가가면, 부사가 놀라서 죽어 말씀을 드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내일 그녀가 나비로 변해 범인의 갓에 앉을 터이니 원한을 갚아달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그 다음 날 부사가 관노들을 모아놓고 부임 인사를 하고 있을 때 간밤에 원혼이 말했던 대로 흰나비 한 마리가 날아와서 어느 관노의 갓에 앉았습니다. 부사는 이 관노를 잡아 문초하여 사실을 자백받고 벌을 주었고, 또한 아랑의 주검을 찾아내어 후하게 장사지내 주었습니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하루 되소서.餘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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