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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사찰 ‘길상사’ 이렇게 탄생?

素彬여옥 2010. 10. 10. 09:11

도심 속 사찰 ‘길상사’ 이렇게 탄생?

1916년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여인 김영한은 어느날 갑자기 어마어마한 빚더미에 올라앉는다. 김영한은 16살 나이에 기생이 되는 길을 택한 후 기생 진향으로 이름을 알린다. 하지만 김영한은 기생으로 주어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않고 틈틈이 글과 그림을 그리며 외로움을 달랬다.

그러던 중 김영한은 한 남자를 만나게 됐고, 두 사람은 첫 눈에 호감을 느꼈다. 몇 번의 만남 끝에 가까운 사이가 된 두 사람. 어느날 저녁 그 남자는 김영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그 남자는 바로 천재시인 백석이다.

평소 김영한을 자야라고 불러왔던 백석은 둘만의 시간에 행복해 한다. 하지만 기생에 빠져있는 아들을 못마땅하게 여긴 백석의 부모님은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했다.

백석은 결국 김영한에게 도망갈 것을 제안하지만 김영한은 보잘것없는 자신 때문에 부모와 가족을 등지는 모습을 볼 수 없어 이를 거절한다. 김영한의 거절 후 백석은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통해 당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백석을 떠나보낸 후 김영한은 아픔을 잃기 위해 돈을 벌기 시작했고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3대 요정으로 꼽히는 대원각의 안주인으로 남부럽지 않은 재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김영한은 우연히 '무소유'라는 책을 접하게 된후 자신이 가진 것이 부질없다는 사실과 허망함을 깨달고 당시 시가 1,000억원에 달하는 대원각과 대지 7,000평을 법정 스님께 시주했다.

결국 1997년 12월14일 그 계기로 인해 길상사가 개원하게 됐다. 이날 법정스님은 김영화에게 길상화라는 법명과 함께 백팔염주를 목에 걸어주었다고 한다. 

 

이후 김영한은 1999년 길상사에서 마지막 생을 보내고 한 줌의 재가 되어 길상사에 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