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步詩 (일곱 걸음에 지은
시)
특히 궁중 비사(秘事), 권력 암투, 황제나 왕들의 애정 행각, 온갖 박해를 딛고 승리한 자가 펼치는 처절한 복수 등의
스토리는 아주 흡사하다. 한마디로 왕조의 역사는 권력투쟁에 승리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동시에, 그 권력 투쟁 때문에 국력이 고갈되어 급작스럽게 무너져 내렸다. 황제, 왕,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운명은 선악(善惡)과 생사(生死)를 같이 한다. 승리한
자는 바로 선(善)이요 삶을 뜻하고, 패한 자는 악(惡)이요 죽음을 뜻한다. 이런 뛰어난 시를 지어낸 조식이야말로 대단한 인물이 아닌가 싶다. 그의 뛰어난 문학적 소양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조비 대신 조식이 황제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역시 문학과 정치는 양립할 수 없는 모양이다. 하기야 권모술수, 모략, 눈치, 암투 같은 것들과 문학이 어울릴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래도 악행을 많이 한 모양이다. 큰아들 조앙은 전쟁터에서 잃고, 둘째 조비와 셋째 조식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마흔 한 살에 세상을 떴으니, 아버지 대(代)에서 저지른 업보를 그 아들 대에서 받은 듯하다. 시인으로 조조(曹操, 155~220)의 아들이다. 조조는 재기가 넘치는 조식을 사랑했지만, 절도가 없다는 점에서 실망하여 217년 둘째아들인 조비(曹丕, 186~226, 재위 220~226)를 후계자로 정했다. 맏아들 조앙(曹昻, ? ~197)은 일찍 전쟁터에서 죽었다. 유폐생활을 하는 등 불우하게 지내다가 41세에 죽었다. 이 시는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의하면 조조의 뒤를 이은 문제(文帝) 조비가 동생 조식을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지어내지 못하면 처형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바람에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형제간의 갈등을 호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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