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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한리 만추 / 황여정 시 / 이안삼 곡 / Ten 이 현

素彬여옥 2014. 7. 14. 23:34

 

 



물한리 만추
황여정 작시 / 이안삼 작곡 / Ten 이현
 

 

황여정 시인      이안삼 작곡가         Ten 이현

 

물한리 굽이굽이 산자락 돌아가면

저문 날 가을 햇살이 하얗게 피어난다

가을 낙엽송 가지마다 노을 곱게 물들면

억새풀 마른 풀꽃 어스름에 조용히 눈감고 잠이 든다

천년을 흘러도 변치 않을 너의 숨결

아아 깊은 골 물한리 아름다운 가을산이여

    아아 깊은 골 물한리 꿈을 꾸는 가을산이여

어둠 깊어 적막은 달빛 타고 흐르는데

물소리 맴돌고 돌아 하얗게 부서진다

골짜기 굴러도 옥빛 푸른 미소 지으며

깊어가는 가을밤 내 가슴에 별을 헤며 밤새 흐르네

 천년을 흘러도 변치 않을 너의 숨결

아아 깊은 골 물한리 아름다운 가을산이여     

아아 깊은 골 물한리 꿈을 꾸는 나의 노래여

 

 

 
이안삼(작곡가, 칼럼니스트)
http//cafe.daum.net/ansamlee 

 

 

 

글 : 황여정

 

오랫 만의 출사다. 강원도 원대리까지 먼길이다.

새벽 출사는 일어나기 전과 출발 후의 마음은 언제나 180도 바뀐다.

잠을 떨치지못해 '이거 뭐 하는 짓인가' 하던 생각은 현관문을 밀치고 나와  

새벽하늘 아래 서면 '아, 좋다. 아!!'를 연발하면서 신나한다.

날씨가 흐리다니 상동 이끼 촬영에는 좋을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원대리 자작나무 숲 출사를 원했지만 길이 멀다는 이유로 계절이 맞지않다는 이유로 올 수 없었다. 

 

7시경 만항재 도착. 아침 안개가 좋다

 

야생화의 천국 만항재는 예전보다 많이 정비되고 가꾸어져 있었다

 

 

만항재에서 시간을 지체하느라 상동계곡에는 늦었다. 8시도착.

비는 내리지 않았고 숲으로  비치는 햇살이 이끼의 색감을 살리지 못했고 많은 사람들의 출사에 의해 이끼는 수난을 당했다.

군데군데 짓밟히고 마르고 벗겨진 자국으로 상처가 훤히 드러난 이끼 계곡. 자연은 언제나 다 내어 준다. 그리다 성나면 사정없이 할퀴는 것

 

 

 

유한양행 로고 소나무. 늘 그냥 지나치다 오늘은 인증샷을 한다. 자태가 의연하고 품위가 있다. 이 산골 외진 곳에서 누군가에 의해 발탁이된 나무의 행운

아니 군계일학처럼 어디에 있던 뛰어나면 돋보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세상이 몰라준다고 불평하는 건  2%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때문...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763-4 자작나무 숲

주차장에서 3.2km 올라가면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에 쉼터가 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올라가면서 계속 산등성이에 있는 빈약한 숲을 찍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정작 숲에서 허둥대다 아기자기한 길이며 놀이터며 나무들의이야기를 듣지 못한채 되돌아왔다.

뭐 시간과 광선도 제대로 맞지 않아 오늘은 자작나무 탐색에 그치긴했지만 몇번이고 다시오고 싶은 곳. 그 숲속이다. 

 

 

 

흰 줄기와 녹색이 한껏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사람들은 누구나 편안함을 추구한다.

꽃처럼 아름다운 색과 향과 모양을 갖추지 않아도 산길을 걸어와 만나고 가는 나무. 그 나무, 자작나무 숲

 

사진이란 때론 눈속임일 수 도 있다.

이끼 계곡에서 보여주는 폭포는 근접 촬영의 기교다.

해 늦은 시각 자작나무는 아무 것에도 기댈 수 없다. 안개도 밝은 햇살도 없는 구름 가득한 흐린 날의 오후다.

하지만 오늘은 파인더에 남기지 못한 이야기를 가슴에 담고 간다. 훗날 다시 와서 조근조근 이야기 나누며 하루를 보내겠다는 다짐....

사진을 찍으며 파인더보다 가슴에 더 많은 영상을 저장한다면 누가 믿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