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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 반지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 산문에서

素彬여옥 2014. 7. 28. 23:51


                                  서로 사랑하는 한 쌍의 남녀가

있었다. 어느 날 친구가 예쁜 백금 반지를 보여주며 자랑하 

자. 여자는 남자에게 같은 반지를 사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가난했던 남자는 당장 여자에게 반지를 사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 뒤 여자의 생일이 다가왔다.그날 남자는 여자 

 에게 투명한 기름종이로 만든 반지를 선물했다.어떻게 만든 

 건지 무겁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개성 있는 반지였다.

여자는 그 반지를 손에 끼고 매우 기뻐했다.                    

 

   훗날 여자는 가난한 그 남자를 버리고 돈이 많은 다른 남

자와 결혼했다.  결혼식 날 그녀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

통 호화로운 보석으로 치장했다.  그날 이후로 그녀가 줄곧

끼고 있던 종이 반지는 서랍 속 깊숙한 곳에 들어가게 되었

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한 결혼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

다. 그녀 남편의 회사가 부도가 나고 남편은 고위급 인사의

비리 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살이를 하게 되었다.  여자는 슬

픔에 빠졌고  문득 옛날에  자신에게 종이 반지를 선물했던

남자를 떠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는 길에서 우연히 그 남자와 마주쳤다.

 그 남자는 무척 반가워하며 그녀를 집으로 데려갔다. 그 남 

 자도 이미 결혼했는데,  전셋집에서 살고 있고 집안 살림을 

보니 여전히 넉넉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는 듯했다. 차를

 따라주는 그 남자 아내의 손가락에는 그가 예전에 자신에게

준 것과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여자는 그남자와 그

 의 아내를 번갈아 보면서 가난하긴해도 무척 행복해 보인다

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얼마 뒤 여자는 잡지를 보다가 우연히 '종이 반지' 

 라는 제목의 글을 보게 되었는데, 다름 아니라 바로 그 남자

  가 쓴 글이었다.  여자는 글을 다 읽고 난 뒤 서랍 속에 넣어 

  둔 반지를 꺼내 보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기름종이를 벗겨

   보니 그 글의 내용대로 과연 백금 반지가 드러났다. 그 옛날  

  여자가 백금 반지를 사달라고 투정을 부렸을 때는 너나없이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때 그 남자는 여자 몰래 자신의 피를

 팔아 반지 살 돈을 마련했던 것이다.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

 는데 그만한 돈을 빌릴 곳도,  빌려올 방법도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다시 조심스럽게 반지를 싸서 서랍속에 넣으며 탄

 식했다.  '그때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았더라면..... ,'        

 

 


 

종이로 싸서 만든 백금 반지.

그 반지는 종이를 벗겨야만 드러납니다.

 

종이 속의 백금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얻습니다.

 

재산은 사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 뿐입니다.

 

가난하지만 사랑을 나누는 것과,부유하지만 사랑이 없는 것.

두 가지 중에서 당신은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물론 부유하면서 사랑이 있는 것을 원하시겠지만.., 

 

  

<전건이>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