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깨물었더니
정현종
하늘을 깨물었더니,
비가 내리더라.
비를 깨물었더니,
내가 젖더라.
어제 한 낮에도
오늘 이른 아침부터도
오늘 한 낮에도
비가 그냥 마구 내렸다
막-쏟아질 때도 있었다
어느새
빗소리 들으며 떠 오르는 모습~~하며
콧노래가 흘러 나오는 아침이어서
마음 먹고 가창 주리1동에 있는 카페를 찾았는데
거기서 두어시간 쏟아지는 비를 보며 한껏 즐겼네
레일위를 달리는 작은 기차가
주문한 음료를 실어다 주는 카페
+== 비가 오면 ==
비가 오면
온몸을 흔드는 나무가 있고
아, 아, 소리치는 나무가 있고
이파리마다 빗방울을 퉁기는 나무가 있고
다른 나무가 퉁긴 빗방울에
비로소 젖는 나무가 있고
비가 오면
매처럼 맞는 나무가 있고
죄를 씻는 나무가 있고
그저 우산으로 가리고 마는
사람이 있고.
(이상희·시인,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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