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즉석 스케치`가 1만弗인 이유는…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 중이던 피카소는 그의 작품세계를 동경하던 한 팬으로부터 스케치를 한 장 그려줄 것을 부탁 받고 그 자리에서 그려 줬다.
그리고는 스케치의 완성을 보고 기뻐하는 팬에게 1만달러의 그림값을 요구했다고 한다.
5분 만에 완성된 스케치가 어떻게 1만달러일 수 있냐는 팬의 반문에 피카소의 대답이 걸작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50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그림 가격에 대한 기준을 묻게 한다.
종이와 잉크 그리고 시간 등 이른바 제조원가에 따른 책정 방식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은 과연 무엇 일까.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이 현재 1위이다.
이 그림은 1위를 다퉈왔던 피카소와 고흐의 작품을 2년 만에 제치고 회화부문 사상 최고가인 1억3500만달러에 판매됐다.
2위는 파블로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으로 2004년 소더비 경매에서 1억416만8000달러에 낙찰됐다.
세계적인 화가 피카소와 반 고흐의 작품은 각각 네 점과 세 점이 톱10안에 들어있다.
그림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는 것일까.
먼저 경매시장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콜렉터가 몰려드는 그림은 당연히 가격이 오를 것이다.
무턱대고 비싼 가격으로 출품되는 작품들은 외면당하고 유찰로 이어진다.
다음으로는 작가의 의도나 작품 뒤에 숨은 역사도 그림의 가격에 영향을 준다.
영국 소더비에 전시된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 'Roots'는 50억~70억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칼로는 끊임없는 자아탐색을 기본으로 했으나 멕시코 혁명 이후 식민지 시대의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적 정체성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녀의 작품 안에서 묻어나는 삶의 무게와 시대상의 반영은 그림의 가치를 이끌어낸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런 저런 기준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림 가격이라는 게 딱히 고정된 것은 아니다.
월간 미술 경제지 '아트 프라이스'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일반적인 현실로는 화가의 연령이나 수상경력 작품크기인 호수와 재료 제작과정에 걸린 시간 등으로 그때그때 달라진다.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예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작품 가격에 거품이 낄 가능성도 항시 존재한다.
작품에 대한 검증된 가격책정의 기준이 바로 마련된다면 미술시장의 저변확대와 지속적인 성장이 더 쉽게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작품의 질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있다고 본다.
피카소의 스케치를 받는 대가로 1만달러를 낼지 말지 고민하는 것처럼. 표화랑 표미선 대표 3Dpyogallery@korea.com">pyogallery@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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