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강 (캐나다) 님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The Student Prince) 배경지, 철학자의 길을 찾아
독일 하이델베르크는 '하이델베르크城, 하이델베르크 대학, 카를테오도르 다리,
철학자의 길, 학생감옥 등의 볼거리로 유명한 도시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1954년에 제작된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한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황태자'라는 레스토랑이 있을 정도다.
하이델베르크는 독일어로 '신성한 산'이라는 의미다. 오스트리아의 짤츠부르크를 출발하여
문휀을 지나 하이델베르크를 찾아가는 고속도로 주변 풍경은 동유럽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화로운 초원의 농촌 풍경으로 끝없다.
하이델베르크의 인구는 약 13만 명 정도, 그 중 약 2 만 7 천 명 이상이 대학생이라고 한다.
우리를 안내하는 한국인 현지 가이드도 유학생이었다. 젊은이들의 도시 하이델베르크
학사주점의 밤은 청춘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하다고.
1954년 미국 MGM사에서 제작한 뮤지컬 영화 'The Student Prince'가 '황태자의 첫사랑'이다.
이 영화는 하이델베르크의 학사주점, 아름다운 古城, 학생감옥 등이 배경이다.
'축배의 노래(Drink~ Drink~ Drink~)'를 기억하시는지요?
하이델베르크 대학생이 된 황태자가 신입생 신고식에서 대형 맥주잔을 단숨에 비우며
부르는 노래, 마리오란자가 부르고 '에드먼드 퍼덤'이 립싱크한 노래가.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은 유학 중 투숙한 여관(하숙집)에서 양친을 여읜 하녀 게티를 만나
사랑하면서 감미로운 대학생활을 하는 황태자가 급작스럽게 왕위에 오른 후 이웃 왕국의
공주와 정략 결혼을 하게 되어, 결혼식을 올리려 가는 길에 하이델베르크에서 기차를
세워 첫사랑이었던 '게티'와의 가슴 아픈 이별을 나누는 이야기였죠.
하이델베르크 가까이에 와 있는 듯 싶다. 화장실을 다녀올 겸, 잠시 휴식을 위해 자그마한 휴게소에 내렸다.
독일이라는 나라 땅을 처음 밟는다. 먼저 화장실부터 찾아 갔다. 화장실 입구가 지하철을 타기 위해
들어가는 입구와 같다. 0.50 유로 동전을 집어 넣으니 입구의 가로막이 열리고 티겟 하나가 나왔다.
화장실 사용 후에 휴게소 매장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0.50 유로 쿠폰이었다.
그간 일 주일 동안 거처온 동유럽의 관광지 공중 화장실을 사용할 때마다
0.50 유로 동전을 챙기던 그리 친절하지 않던 아줌마들이 서 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독일인들의 합리성, 근면성을 다시 살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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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출입구를 통과하니 관리인 아줌마가 서 있었고, 휴게소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0.50 유로 쿠폰이 나왔다. |
경제발전의 모델인 라인강의 기적, 다양한 맥주와 게르만 민족의 나라,
중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로맨틱 가도가 있는 나라,
그리고 동,서독간 통합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평화통일
과정에 소중한 교훈을 주는 나라가 바로 독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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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이 경영하는 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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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오후 예정된 관광을 위해 먼저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을 찾았다.
미리 예약(46명)된 식당 한 구석에 주인인 듯한 건장한 남자 하나가 주방에서 일하던
차림으로 달랑 접시 하나를 놓고 식사를 막 끝내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 규모가 꽤 크막한 식당에 남자 혼자서 일을 하고 있을까?
낮 시간에는 단체 예약 손님만 받아 통일된 메뉴로 혼자서 해내는 모양이다.
우리들 식탁에 오른 음식은 단 두 접시, 하나는 사진에 보이는 야채 사라다와
다른 하나는 돈까스 비슷한 고기 튀김에 하얀색 소스가 덮씌워진 것이었다.
'누나, 오빠, 아줌마, 아자씨! 빨리 빨리' 농담을 우리말로 쉴새 없이 내배트며
46명의 음식을 순식간에 내오는 것을 보며 독일인의 근면성에 다시 놀랐다.
식사를 서둘러 끝내고 화장실을 찾아가는 길에 눈에 띄인, 마시고 버리고 간
'참이슬'이 아직 치우지 못한 테이블에 남아 있다. "휴지통에 버리고나 갈 것이지"
입속으로 혼자 말하다가 좀 전에 들렸던 한인이 경영하는 면세점 'MJ 백화점'이 떠오른다.
화장실 사용이 공짜라고 해서 들어갔다가 보았던 많은 명품 가방들, 누가 다 사 갈까?
아직도, 팩소주를 비행기에 태워 싸가져가 마시고 난 뒤, 남의 나라 식당 테이블에
그냥 버리고 오는 해외 나들이여야 하는 것인지? 독일에 갔으면
유명한 독일 맥주 한 잔 쯤 팔아주고 맛보고 와야 하는 게 예의이고 멋이 아닐까?
고가의 명품 가방은 왜 메고 들어야 할까?
나부터 따져가며 하나씩 생각해 보자.
하이델베르크는 네카르강과 라인강이 합류하는 독일의 서남부에 자리하고 있다.
1142년 쇠나우 수도원을 세우면서 보름스 성곽을 발판으로 조그만 촌락인 하이델베르크로
발전하다가 1386년 제국의 7대 선제후 중의 하나였던 루프레히트 1세가 하이델베르크대학을
설립하면서 하이델베르크는 젊음의 도시, 대학가가 되었다.
2차 대전 중 폭격을 면할 수 있어 아름다운 고성들을 고스란히 보전하고 있다.
푸른 숲으로 덮힌 산 위에는 고색 창연한 하이델베르크城이 있고,
그 아래로 마을이 온통 붉은 벽돌색 지붕인 시내가 한 눈에 들어와 눈길을 끈다.
유유히 흐르는 네카르강에 그림같은 하얀 유람선이 떠가고, 오래된 다리라는 애칭을 가진
카롤테오도르 다리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 다리를 건너 언덕 위로 오르는 가파른 길이 나오는데
이 길이 바로 '철학자의 길(사색의 길: Philosophenweg)' 이다.
변증법으로 유명한 철학자 '헤겔', 괴테 등이 사색에 잠겨 이 길을 걸었다고 한다.
괴테는 이 곳에서 연인 '마리아네 폰 빌레마'와 사랑을 나눴다. 1824년 마리아네는 괴테와 나눈
사랑의 감정을 고성 정원 안에 있는 허름한 담벼락에 글귀를 남겼다고 한다.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은 나는 이곳에서 행복했노라."라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작가인 괴테의 생가는 프랑크푸르트에 있으나
젊은 시절 그는 하이델베르크에 자주 방문했으며 '동서시집東西詩集'에
담겨있는 뜨거운 연정은 모두 이곳에서의 이야기다.
다리를 건너 거리를 따라 가다보면 괴테 동상이 보이고
하이델 베르크 대학 광장과 시청사가 나온다.
시청사 앞은 새벽에는 장이 서고 오후가 되면 길가에 나온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며 맥주를 마시고 음식을 나눈다.
하이델베르크를 대표하는 '하우프트 거리,
이 골목 끄트머리에 웅장한 모습의 성령교회가 있다.
이 성령교회에 딸려 있는 500 년 된 구멍가게들은 세계적 명물이라고 한다.
성령교회 물리학 창문에는 성경구절(요한게시록)과 함께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1945년 8월 6 일 날짜가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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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앞 비스마르크광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시민들 |
성령교회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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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 대학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하이델베르크 대학 인문관이다. 뒤로 보이는 것이 하이델베르크성이고.
3층의 오래된 낡은 건물이며 주변 환경으로 봐서 그 유명한 대학 캠퍼스라고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골목을 지나 조금 걷다보면 '오래된 다리'라는 애칭의 '테오도르 다리'에
이르고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철학자들이 걷던 사색의 오솔길로 오르게 된다.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에서 보듯 이 대학은 한 왕국의 황태자가 유학하던 유명 대학이었다.
일반 학생들도 귀족의 자제들이었기에 대학 안에 학생감옥을 두어 사회적인 처벌을 피하게 했던 것도
이해가 될 것이다. 변증법으로 유명한 '헤겔'이 교수로 제직했던 이 대학은 6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오면서 7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낸 세계적인 명문대학이다.
울타리 없는 대학 광장 주변 골목에 있는 카페. 유명한 독일 맥주를 마시며 넘치는 거품 위에 가라앉는 '축배의 노래'를 떠올려보는 상상은 어떤 맛일까? |
2~3 분 거리의 골목에 위치한 황소머리 학사주점, 16 대째 이어오는 이 허름한 건물의 선술집은 적어도 6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배경지다. |
카페 앞 노천의 모습이 너무 단조롭고 여유있는 풍경이다. 한국의 대학로와 비교가 된다. |
건물 입구에 새겨진 사인이 없다면 유명 대학 건물임을 알 수 없을 정도다. |
<하이델베르크 시청 앞 광장에 일광욕을 즐기며 책을 읽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룬 프랑크프루트
동유럽 6개국을 돌아보는 관광의 마지막 도시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의 상업, 금융, 교통의 중심지다. 인구 약 65만의 독일 여섯 번째인 이 도시는
라인강의 지류인 마인강이 흐르고 있어 정식으로는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이라고 부른다.
하이델베르크를 떠나 프랑크푸르트에 들어서니 높은 현대식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높은 빌딩들은 대개 은행건물로 독일의 맨해턴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룬 도시답다. 육중한 쇠기둥으로 지은 다리 위에서
높은 첨탑의 중세풍 교회와 현대식 빌딩들을 함께 볼 수 있다.
유유히 흐르는 마인강을 바라보며 속으로 불러보는 노래, 로렐라이 언덕.
유람선을 타고 흐르는 강물을 따라 가다보면 언덕 위에 물의 요정 로렐라이가
나를 유혹할 지도 모를 일이다. 유람선에 오르지 못한 것이 다행이었을까...
하인리이 하이네의 시 '로렐라이'가 'F. 질허'의 작곡에 의해 널리 불러진 민요,
로렐라이를 입속으로 부르며 <뢰머 광장>으로 향했다. 사진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면 시청사와 대성당이 있는 뢰머광장이다.
라인강가에 사는 로렐라이라는 고운 처녀가 신의 없는 연인에게 절망하여 바다에 몸을 던진 후
아름다운 목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하여 조난시키는 반인반조半人半鳥의
바다 요정이 되었다는 전설이 얽힌 노래 <로렐라이>
옛날부터 전해오는 쓸쓸한 이 말이
가슴 속에 그립게도 끝없이 떠오른다.
구름 걷힌 하늘 아래 고요한 라인강
저녘빛이 찬란하다 로렐라이 언덕
강가에 앉은 다정한 젊은이들의 가슴에도 로렐라이의 아픔이 흐르고 있을까....
사청사와 의회가 있는 <뢰머 광장>이다. 세 수분으로 나뉜 지붕 중, 가운데 높은 건물의 이름이
<뢰머>이기에 '뢰머 광장'이라 부른다고 한다. 맑은 샘물이 솟아오르는 분수대 위에 있는 여신상을
눈여겨 볼 일이다. 현지 가이드인 한인 아르바이트 유학생이 힘주어 들려준 설명이다.
시청을 드나드는 공무원들의 복무 자세를 바르게 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라고.
출퇴근 할 때마다 여신상 앞에서 하루를 성찰하며,
맑은 샘물 같은 청백리로 살기를 다짐한다고.
8박 9일 동안의 여행이 끝나는 저녁, '강남江南'이라는 한식당에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했다.
"도와 드릴 것 없으신가요?" 물으며 식탁을 돌아 다니던 애띤 젊은 한국의 유학생 가이드가 떠오른다.
"시청사 앞에 있는 분수대 위의 여신상을 눈여겨 보아 주십시오" 말하고 나서
힘주어 설명하던 한국의 젊은 유학생 가이드가 말이다.
꽤 널찍한 식당 프랑크푸르트의 '江南'이 다시 떠오른다.
식사를 하던 주재원들로 보이는 넥타이를 맨 젊은 한국인들도.
프랑크푸르트의 한식당 江南 |
여행 마지막 밤 묵었던 호텔 |
조식 후 공항으로 가던 길 풍경 |
어디로 떠나는 비행기인고? |
"강남 갔던 제비가 다시 찾아오던 고향"이 어디메뇨?
잘 사는 서울 강남 세 곳이 제비가 다시 찾아가는 우리들 모두의 포근한 고향이었음 좋겠다.
다시 떠오르는 프랑크푸르트의 그 젊은 한국인들이 있어 동유럽 여행을 끝낸 밤이 즐겁다.
길 떠났다가 다시 돌아갈 곳이 토론토가 되어버렸지만.
<프랑크푸르트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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