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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가 아니면 잡초가 된다/ - '정민 교수의 한국한문학 홈페이지' 에서 -/통영서

素彬여옥 2012. 1. 31. 09:51

 

 

저 멀---리 점점이 놓인 작은섬들도 눈안에 들어 오고 통영미륵봉서 2011년

    신문(新聞)에 `토종(土種)들풀 종자은행(種子銀行)` 이야기가 실렸다. 고려대(高麗大) 강병화 교수(敎授)가 17년간 혼자 전국(全國)을 돌아다니며 채집(採集)한 야생(野生)들풀 1백과 4439종의 씨앗을 모아 세웠다는 이야기다. 한 사람이 장(壯)한 뜻을 세워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잡초들의 씨앗을 받으려 청춘(靑春)을 다 바쳤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고맙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기사(記事)의 끝에 실린 그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엄밀(嚴密)한 의미(意味)에서 잡초는 없습니다. 밀밭에 벼가 나면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또한 잡초입니다. 상황(狀況)에 따라 잡초가 되는 것이죠. 산삼(山蔘)도 원래 잡초였을 겁니다." 오호라!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된다. 이 얼마나 의미심장(意味深長)한 말이냐 사람도 한 가지다. 제가 꼭 필요(必要)한 곳,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산삼(山蔘)보다 귀(貴)하고, 뻗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 다리 뻗고 뭉개면 잡초가 된다. 그가 17년간 산하(山河)를 누비며 들풀의 씨를 받는 동안, 마음속에 스쳐간 깨달음이 이것 하나 뿐 이었으랴만, 이 하나의 깨달음도 내게는 정신(精神)이 번쩍 들게 하는 참으로 달고 고마운 말씀이다. 타고난 아름다운 자질(資質)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잡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보리밭에 난 밀처럼, 자리를 가리지 못해 뽑히어 버려지는 삶이 너무나 많다. 지금 내 자리는 제 자리인가? 잡초는 없다. 자리를 가리지 못해 잡초가 될 뿐이다. - '정민 교수의 한국한문학 홈페이지'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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