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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외로움이 깊어지는 시간이 있다 /곽재구의 <포구기행> 중에서

素彬여옥 2013. 1. 17. 20:39

살다보면 외로움이 깊어지는 시간이 있다

불어오는 바람 한 줄기, 흔들리는 나뭇잎,
가로등의 어슴푸레한 불빛,
사랑하는 사람의 전화 목소리조차 마음의
물살 위에 파문을 일으킨다.

외로움이 깊어질 때 사람들은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어떤 사람은 밤새워
술을 마시고 어떤 사람은 빈 술병을 보며 운다.

지나간 시절의 유행가를 몽땅 끄집어내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이의 집에
전화를 걸어 혼곤히 잠든 그의 꿈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아예 길가의 전신주를 동무 삼아 밤새워 씨름하다 새벽녘에
한 움큼의 오물덩이를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는 이도 있다.

나는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우리들 삶의 한 골목골목
예정도 없이 찾아오는 외로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외로움이 찾아올 때, 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 있어 사랑이 찾아올 때 보다 귀한 시간이다.
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 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곽재구의 <포구기행> 중에서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노라니 몸이 힘들고 마음에 아픔도 많지만,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다 보니
내 삶이 아름답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인생길이 순탄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노라니 가시밭길 많지만,
그때마다 내 삶의 길섶에서 따뜻하게
손잡아 주는 이들이 있기에 내 인생길이
순탄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이름이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노라니 실패와 유혹도 많지만,
그때마다 '안 된다'하고 일어선 내 이름이
얼마나 귀한지를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모습이 건강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노라니 눈물 흘릴 때도 있지만,
눈물을 그치고 열심히 살아가는 내 모습이
건강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착한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노라니 나쁜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돌아서서 후회하고
내 마음밭에 좋은 생각의 터를 넓혀 가다 보니
이제는 착해진 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