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김 건희 닳은 댓돌 위에 내가 벗어 놓은 구두는 밤새 질척이던 기침이 토해 놓은 붉은 가래 였다 어머니를 데려간 새 순 끝 하늘은 굽은 등이 밟던 댓돌이 되어 들썩였다 지상의 가장 평평함에 누워 있는 구두 춤을 추듯 내려 온 꽃비는 우묵한 발 자리가 연못인 듯 이리저리 구두 속을 살핀다 더 이상 닦아 드릴 수 없는 당신 발에 긴 휴식이 들었다면 억지 일 것 몇 번이나 일으켜 세우던 뒤축은 가벼웠다, 한 동안 빈집일 댓돌 위에 내가 신고 온 구두는 벗어 둔다 삽작을 나서는 나는 맨발 구름 악셀레다를 눈 감고 꾹꾹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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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박범철가곡아카데미
글쓴이 : 박병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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