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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쥐의 지혜/가창에 400년짜리 이팝나무 아래서~

素彬여옥 2013. 5. 15. 12:28

 

 

늙은 쥐의 지혜

옛날에 늙은 쥐 한 마리가 있었다.

이 쥐는 먹을 것을 훔치는 데는 귀신같았다.

그러나 늙으면서 눈이 침침해지고

힘이무쳐 더 이상 제 힘으로는

무엇을 훔쳐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젊은 쥐들이

그에게 가서 먹을 것을 훔치는 법을 배우고

그 대가로 훔쳐온 것을 그에게 나누어주곤 하였다.

그렇게 얼마간의 세월이 지나자

젊은 쥐들이 “이제는 저 늙은 쥐의 기술도 바닥이 나서

우리에게 더 가르쳐 줄 것이 없다” 고 하면서,

마침내 늙은 쥐의 술수를 다 배웠다고

여기고 다시는 먹을 것을 나누어 주지 않았다.

늙은 쥐는

몹시 분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느 날 저녁,

시골 아낙네가 밥을 지어놓고 돌로 솥뚜껑을 눌러놓은

채 이웃으로 마실을 나갔다.

젊은 쥐들은

밥을 훔쳐 먹으려고 갖은 꽤를 다 부렸으나,

훔쳐낼 방도가 없었다.

그때 어떤 쥐가 말했다.

“늙은 쥐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

다른 쥐들도 모두 그게 좋겠다고 하여

일제히 늙은 쥐에게 몰려가서

젊은 쥐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하면서

사죄하고 간청했다.

“저희들이 참으로 잘못하였습니다.

지난일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잘 모시겠으니 부디 밥을 훔쳐낼

방도를 가르쳐주십시오”

그러자 늙은 쥐가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알려주마.

솥에는 발이 세 개 있다.

그 중 발 하나가 놓인 것을 파내면

조금만 파도 솥이 자연히 그쪽으로

기울어져서 저절로 뚜껑이 벗겨질 것이다“

젊은 쥐들이 달려가서 땅을 파냈다.

그러자 과연 늙은 쥐의 말대로 솥뚜껑이 열렸다.

쥐들은 배부르게 실컷 먹은 다음

남은 밥을 싸가지고 와서

늙은 쥐에게 바쳤다.

-아띠활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