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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 같은 사랑/詩人 황현대

素彬여옥 2013. 6. 28. 10:37
 

 


      조약돌 같은 사랑

                                                           詩人 황현대



      살다보면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조심 조심 온다고 왔는데

      돌부리에 채이고


      굽이 굽이 고갯길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뒤만 보이고 앞은 보이지 않는다.

      아득히 보이기라도 한다면 ...


      가슴에 멍 하나 없는 사람 있으랴마는

      시간이 흘러도 낫지 않는 병이 있다.

      사랑도 쉬이 낫지 않는 병인 것 같다.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안보이면

      내가 받은 상처보다

      그가 행여 입었을 상처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주어도 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랑도

      세월이 흐르면 무뎌지는가?


      깍이고 패이면 둥글둥글해진다는데

      아직도 우리 사랑은 얼마나 더 굴러야 하는가?


      어릴적 뛰어 놀던 낙동강가

      하얀 조약돌 같은 사랑이 또 그립다.

      단단해서 깨어질 일 없고

      둥글어서 맨발로 걸어도 다칠 일 없는

      그런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