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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팽목항으로 달려가리라 /신경희

素彬여옥 2014. 5. 5. 10:01




바람이 불면 팽목항으로 달려가리라


                                       우련祐練신경희


바람이 불면

나는 팽목항으로 달려가리라.


손짓하는 너의 작은 손

끝내 잡아주지 못하고,

사랑한단는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한,

팽목항으로 나는 달려가리라.


키 큰 목련의 목소리 쇠어

쇳소리들리는 팽목항에

이부자리 켜고 

엎드려 울던 긴 어두운 밤.


노란 리본 펄럭이는 바람이 불면

나는 팽목항으로 달려가리라.


끝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한

팽목항에

키 큰 미루나무 한 그루 심어놓고,


파도소리 높아지는 바람이 불면

나는 팽목항으로 달려가리라.

너의 손을 잡고

마지막 춤을 추기위해,


바람이 불면

나는 팽목항으로 달려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