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시, 그리고 사랑 -
그리움 Yerrning acrylic on paper 73x143cm 2004
인사아트갤러리 2005.5.11(수)▶2005.5.17(화) 110-3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 | 전화: 02-736-1020
기다림 acrylic on canvas 72.7x90.9cm 2005
박항률 화백과 정호승 시인의 특별 기획전 ‘ 그림, 시, 그리고 사랑 -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가 5월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문학사랑과 인사아트센터에서 1년 전부터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정호승 시인의 시를 모티프 삼아 그린 박항률 화백의 10호에서 1백호까지의 작품 31점이 선보입니다.
문학인과 미술인의 거리를 좁혀, 문학과 미술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새로운 기획으로 침체된 본격예술 시장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그림, 시를 읽다’ 특별전 그 첫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화단에서 가장 사랑받는 박항률 화백과 시단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정호승 시인의 만남이어서 우선 주목됩니다. 박항률 정호승 시화전 - <그림, 시, 그리고 사랑>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저 너머의 그리움, 순수, 사랑, 혹은 고요한 내면세계를 바라보는 듯한 박항률 화백의 그림 속 여인들의 눈 속에는 포에지가 들어있으며, 명상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 박화백의 그림이 ‘사랑의 전도사’로 통하는 정호승 시인의 시와 만납니다. 정호승의 시 ‘눈부처’를 그린 박화백의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림 속 여인의 눈길은 어느덧 우리에게 이렇게 묻고 있는 듯합니다. “여인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습니까? 눈 속에는 누가, 무엇이 담겨있습니까? 그리움이라고요? 명상과 평화와 저 너머 세상의 꿈이 담겨있다고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의 눈길은 그 누구를, 무엇을 향하지도 않고 그 눈은 그 다른 무엇을 담고 있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바로 당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당신의 눈입니다. 아등바등 상처받으며 살아가는 현실적 삶이 아니라 당신이 아직도 품고 있는 순수, 사랑, 그리움의 마음속을 당신 스스로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는 당신의 눈길입니다”하고 우리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합니다. 어떻습니까. 그러면서 끝끝내 지켜야할 사랑과 순수, 그리움을 다시금 일렁이게 하고 있습니다. 시, 그림에서 본격예술의 품위를 드높이면서도 가장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와 시인의 만남을 널리 알려 우리 사회에 사랑과 순수, 그리고 그리움이 넘쳐나게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노란들국화 Yellow wild camomile acrylic on canvas 72.7x60.6cm 2004
그리운 부석사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새벽이 지나도록 마지(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평생을 앉아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정호승
눈부처 An island getting dark 100x100cm 2004
첫키스에 대하여
내가 난생 처음으로 바라본 바다였다 희디흰 목덜미를 드러내고 끊임없이 달려오던 삼각파도였다 보지 않으려다 보지 않으려다 기어이 보고만 수평선이었다 파도를 차고 오르는 갈매기 떼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수평선 너머로 넘어지던 순간의 순간이었다 수평선으로 난 오솔길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난 해당화 그 붉은 꽃잎들
정호승
모닥불 acrylic on canvas 90.9x72.7cm 2005
꽃
마음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마음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정호승
부석사
모닥불을 밟으며
모닥불을 밟으며 마음을 낮추고 그대는 새벽 강변을 떠나야 한다 떠돌면서 잠시 불을 쬐러온 사람들이 추위와 그리움으로 불을 쬘 때에 모닥불을 밟으며 꿈을 낮추고 그대는 새벽 강변을 떠나야 한다
모닥불에 내려서 타는 새벽이슬로 언제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겠느냐 사랑과 어둠의 불씨 하나 얻기 위해 희망이 가난한 사람이 되기 위해 꺼져가는 모닥불을 다시 밟으며 언제 다시 우리가 재로 흩어지겠느냐
사람 사는 곳 어디에서나 잠시 모닥불을 피우면 따뜻해지는 것이 눈물만이 아닌 것을 타오르는 것이 어둠만이 아닌 것을 모닥불을 밟으며 이별하는 자여 우리가 가장 사랑할 때는 언제나 이별할 때가 아니었을까
바람이 분다 모닥불을 밟으며 강변에 안개가 흩어진다 꺼져가는 모닥불을 다시 밟으며 먼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가는 사람들은 모두 꿈이 슬프다
정호승
새벽1 acrylic on canvas 72.7x60.6cm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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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승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석굴암을 오르는 영희」, 1973년 대한일보에 시 「첨성대」, 1982년 조선일보에 단편소설「위령제」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하게 되었다. 1979년 첫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이 후, 『서울의 예수』『새벽편지』 『별들은 따뜻하다』『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등이, 시선집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흔들리지 않는 갈대』 등이 있으며, 어른이 읽는 동화로 『연인』『항아리』『모닥불』『기차 이야기』, 산문집 『소년부처』 등 다수의 작품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박항률 1950년 경상북도에서 태어나 1974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82년 홍익대학교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04년 강남교보문고 이벤트홀, 2003년 웨스턴 온타리오대학교(런던, 캐나다), 2000년 빌 하저스 갤러리(뉴욕), 1998년 추제갤러리, 1993년 금호미술관 등 22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2004년 한국현대미술전(케냐, 남아연방, 짐바브웨, 이티오피아), 2003년 ?봄 이야기 - 생명의 노래?전(가나아트센터), ?작은 깃발들?전(UN 한국대사관, 뉴욕), 2002 한국 현대회화 순회전(에콰도르, 페루, 아르헨티나, 멕시코), ?우리들의 얼굴?전(제비울미술관), 2000년 ?세화?전(가나아트센터), 서울대학교와 새천년전(서울시립미술관), 1999년 NICAF 99(동경) 外 다수의 초대전을 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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