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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을 /R.M.릴케

素彬여옥 2010. 9. 15. 23:37

 








        	
            가을  / R.M.릴케
        가을 입니다. 
        어느덧 가을입니다.
        지나간 여름은 위대하였습니다.
        태양 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눕히고
        광야로 바람을 보내 주시옵소서.
        일 년의 마지막 과실이 열리도록
        따뜻한 남국의 햇볕을 이틀만 더
        베풀어 주십시오.
        과실이 익을 대로 잘 익어
        마지막 감미가 향긋한 포도주에
        깃들일 것입니다.
        ..
        지금 혼자만인 사람은
        언제까지나 혼자 있을 것입니다.
        밤중에 눈을 뜨고 책을 읽으며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질 때 불안스러이 
        가로수가 나란히 서 있는 길을 왔다갔다
        걸어 다닐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아슬한 곳에서 내려오는 양
        하늘나라 먼 정원이 시든 양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집니다.
        그리하여 밤이 되면 무거운 대지가
        온 별들로부터 정적 속에 떨어집니다.
        우리도 모두 떨어집니다.
        여기 이 손도 떨어집니다.
        그대여 보시라, 
        다른 것들... 만상이 떨어지는 것을...
        하지만 그 어느 한 분이 있어
        이 낙하(落下)를 무한히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져 주십니다.
        .............
            
         






        ♬배경음악:UtadaHikaru♬


         




출처 : 박범철가곡아카데미
글쓴이 : 자인향(서정민) 원글보기
메모 : 학창시절 즐겼던 시라서 너무 반가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