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포도밭에서
김 전(현 구미 옥계중 교장)
빨랫줄에 내 裸身을 헌옷처럼 걸쳐놓고
어설픈 생각들을 말리고 싶습니다.
찢겨진 비닐하우스 위로
하늘이 흐릅니다.
스님이 다비식 하듯 불붙은 달빛아래
뷹게 타오른는 마음 주체할 수 없어서
부엉새 우는 겨울밤
순교자로 섰습니다.
주)차디찬 겨울 칼바람이 몰아쳐도 철사줄 위 포도줄기는 앙상한 뻐마디로
다 잘려져서 불에 태워져도 내년에 또 다시 향기를 피우기 위해 단호한 마음으로
순교자처럼 서 있는 모습 ,
바로 나의 모습인 것 같았습니다
ps)월간 문학세계
2010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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