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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시 사랑으로/이해인◆

素彬여옥 2013. 3. 20. 22:23

 

 

 

 

 

 

 

 

 

 

이젠 다시 사랑으로

 

 

 

아직은 빈손을 쳐들고 있는

3 월의 나무들을 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경건한 기도를 바치며

내가 나를 타이르고 싶습니다

죄도없이 십자가 나무에 못박힌

그리스도의 모습을 기억 하며

가슴 한켠에

슬픔의 가시가 박히는 계절

너무 죄가 많아 부끄러운 나를

매운 바람속에 맡기고

모든것을 향해

화해와 용서를 청하고 싶은

은총의 사순절 입니다

호두껍질 처럼 단단한 집속에

자신을 숨겼던 죄인 이지만

회심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하지 않으렵니다.....

오직 사랑 때문에

피흘리신 예수와 함께

오늘을 마지막인 듯이 깨어 사는

봉헌의 기쁨으로

부할을 향한 사랑의 길을

끝까지 피 흘리며 가게해 주십시요

아직은 꽃이 피지 않는

3 월의 나무들을 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기도하며

보라빛 참회의 기도를 쓰고 싶습니다

이해인

 

 

 

 


1악장 (Andante - Allegro ma non trop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