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운문-詩,시조

내 늙은 아내/서정주

素彬여옥 2013. 4. 3. 23:10

        내 늙은 아내

        서정주

        내 늙은 아내는

        아침저녁으로

        내 담배 재떨이를 부시어다가 주는데,

        내가

        “야 이건

        양귀비 얼굴보다도 곱네

        양귀비 얼굴엔 분때라도 붙었을 탠데?“

        하면,

        꼭 대여섯 살 먹은 계집아이처럼

        좋아라고 소리쳐 웃는다.

        그래 나는

        천국이나 극락에 가더라도

        그녀와 함께

        가 볼 생각이다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김명희 시/ 이안삼곡/

        안산시립합창단 지휘 박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