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삼카페에서 보내는 " 문학의 향기 "
황혼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으리라.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더 그럴 것이다. 영조 때 대제학을 역임한 문신(文臣)이었던 시인은 어느 날 황혼 무렵 마루에 가만히 앉았다. 어둠이 차츰 밀려오고 새들도 자러 드는 시간, 대청 앞의 큰 나무는 나이 든 파수꾼처럼 의젓하고, 성곽 넘어 높게 솟은 산은 고매한 어른인 양 당당하다.그가 상념에 잠긴 이유는 무엇일까? 경박한 세상이 앙상하게 뼈만 남은 늙은이를 무시하고, 세월은 젊고 팽팽한 피부를 빼앗아 버렸다. 그저 열심히 살아온 죄밖에 없는데 아직도 욕만 얻어먹고 산다. 인생의 황혼에는 허전함과 억울함이 찾아들기 쉽다. [가슴으로 읽는 한시] 황혼(黃昏)-글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조선 2012.05.18)
편집 : 제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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