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운문-詩,시조

[스크랩] 장작외 2편

素彬여옥 2013. 11. 2. 22:50

 

장작 1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가득 안고

내 자존의 뼈대

수직으로 

내리 찍어 겨울을 흔든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그 하이얀 속살

눈부시게 빛나는 데

갈 곳 없는 노숙자들처럼

여기 저기 뒹굴면서

추위에 떨고 있다.


환하게 불 밝히는

아궁이 속

이글이글 불꽃을 피우면서

그래도 못다한 사랑,

뜨겁게 불태우며

서로를 껴안는다

 




김전의 작품

장작 2


 목어(木魚)가 손짓하는 겨울 산사(山寺)에

 허공을 휘젓는 도끼 소리

 번쩍이는 불빛 속에

 내 영혼마저 반짝인다


 언젠가 호명(呼名)되면

 돌아갈 그 대 앞에

 뜨거운 눈물이 되고 싶다

 

 겨울강을 건너는

 노숙자 아궁이에

 한 줌의 밥이 되고 싶다.

 

 주체할 수 없는

  마지막 사랑

  뜨거운 불꽃으로

  활활 불태우며

  겨울 하늘 불사른다.

  

  


   


      내가 되고 싶은 것


   부러진 생각을 버리지 못해

   옹어리진 가슴 안고

   겨울을 이겨내는 슬픈 눈물이 있다.

   깊은 상처는 사금파리로 아려오지만

   진주처럼  반짝이는 기쁨이 있어

 . 아픔을 싸매주는 붕대 같은 눈송이를  맞으며

   팔 벌리고 기도하는 나무가 되고 싶다.


   나는 절망을 좋아 한다

   절망이 있어야 사유의 강물이 흐르고

   절망은 절망끼리 서로 어루만지며

   상처를 싸매주는 붕대가 되고 싶다

   상처난 가슴 안고 겨울을 건너는

   눈물이여, 사랑이여!

   절망으로 가슴앓이 하는 겨울이여 !

   추워야 단단해지는

   겨울강이 되어

   어둠 속에서도

   모두를 끌어안고

   흐르는 대로 흘러가자.

 

 

한국문학세상 봄호 원고 보냄

   

   . 

   

   


출처 : 소백산 나룻터
글쓴이 : 청빛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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