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구두
내 나이 스물셋
유치원 교사로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나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낯선 환경에 적응 하느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바쁜 생활을 하는 나를 보며
유명한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를 통해 널리 알려지기까지는
팔다리가 굳어져 움직이지 못하는 엄마는 딸인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 하는걸 늘 미안해 하셨다
그렇지만 엄마는 늘 네게
큰 나무와도 같은 존재였다
비록 몸은 불편하셨지만
어느 추운 겨울날
내가 살던 친정집의 거실은 온돌이 돠어 있지 않은 마루였다
집과 멀리 떨어져 잇는 유치원에 출근하기 위해서는
아침 7시면 집에서 나와야 했다
출근을 위해 구두를 신던 나는 나도 모르게
여전히 추웠던 다음날
신발을 신으려고 하는데 구두가 보이지를 않았다
어? 내 구두 어디 갔지?"
신발장 문을 열어 구두를 찾고 있는데
엄마가 방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엄마, 왜 방에서 신발을 가지고 나와?"
엄마는 구두를 현관에 내려놓으면서
"어여 신고 출근해...늦겠다."라고 말씀하셨다
엄마가 내려놓은 구두를 신는데, 아....
신발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이 온몸으로 번졌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을 들으시고 엄마는 어제 저녁
구두를 신문에 싼 후
그 이후에도 추운 겨울이면
내가 신을 신발들은 차가운 현관 대신
따뜻한 방에서 밤을 지내는 호사를 누렸고
그렇게 따뜻해진 구두를 신고 나서는 아침은
발에서 전해지는 따스함은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도 식지 않았다
아니, 엄마의 사랑으로 이미 식어버린 구두에서
찬 기운을 느끼지도 못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막내딸이 결혼을 했다
그러나 결혼 1년이 채 되기전,큰 아이 임신 5개월 때 엄마는
엄마는 홍시를 유난히도 좋아하셨다
숟가락으로 퍼서 드시는 그 모습은 마치
솜사탕을 먹는 아이처럼 행복해 보였다
얼마 전 엄마의 기일에 성묘를 하러 가면서
큰 마트에서 한참 동안 홍시를 골랐다
다행히 엄마는 홍시가 많이 나오는 철에 저 세상으로 가셨다
예쁘고 크고 윤이 나는 홍시 서너 개를 골라 담으면서
쏟아지려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엄마는 고향 마을이 훤히 보이는 선산에 묻히셨다
준비해온 홍시를 접시에 담아 절을 올렸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사무치게 그립고 홍시를 볼 때마다
연속극에서 비슷한 연배의 연기자만 나와도
엄마가 그립다
병으로 고생을 많이 하다가 가셔서 그런지
엄마는 저 세상이 편하신가 보다
꿈에서조차 한 번도 엄마는 내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셨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난 늘 기도를 한다
하나님이 아닌 엄마에게....
.
.
.
'엄마.... 오늘은 꼭 오세요. 내 꿈속에
보고 싶어요, 정말로'
모셔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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