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운문-詩,시조

12월-오세영

素彬여옥 2013. 12. 15. 14:43








      12월/오세영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트로이 메라이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