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기도 - 목필균 -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 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 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저국의 무개
여기다 풀어 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걸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때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할 때는
친구를 사랑하는 맘이 남아 있을 때이고
세상에서 가장 울고 싶을 때는
친구가 내 곁을 떠나갈 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고 싶을 때는
친구가 점점 변해 갈 때이고
세상에서 가장 두려울 때는
친구가 갑자기 차가워 질 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할 때는
친구가 나의 존재를 잊으려 할 때이고
세상에서 가장 웃고 싶을 때는
친구가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마울 때는
친구가 나의 마음을 알아 줄 때이고
세상에서 가장 편안할 때는
친구가 내곁에 머물러 있을 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스러울 때는
친구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믿고 싶은 것은
친구가 날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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