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자유게시판

까치 까치 설 날은 어저께고요/설날

素彬여옥 2023. 1. 20. 18:47

https://youtu.be/i0ybfXiBXVk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다가왔습니다. 설날이 되면 우리가 익숙하게 부르는 동요 ‘설날’(윤극영 작사·작곡)에는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라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까치의 설날은 왜 어저께일까요? 까치설과 더불어 설날의 유래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까치설’이 실은 ‘아치설’?

설날은 정월 초하루, 음력으로 치면 한 해의 첫째 달의 첫째 날입니다. 이날의 어저께는 섣달그믐날,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달의 마지막 날인데요. 우리는 음력의 마지막 날을 까치설날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동요 가사라고만 생각할 수 있던 까치설이 표준어라고 하는데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까치설은 ‘어린아이의 말로, 설날의 전날 곧 섣달그믐날을 이르는 말=까치설날’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설 전날을 까치설이라 부르는 데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는데요. 가장 유력한 설은 ‘발음’ 때문이라는 이유입니다. 조선 시대에는 까치설을 ‘아찬설’이라고 불렀다는데요. 아찬은 ‘작은’이란 뜻의 옛말로 작은 설을 빗대 아찬설이라 했는데, 아찬이란 말이 차츰 뜻을 잃어버림에 따라 아찬이 ‘아치’로 변해 ‘아치설’이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치 또한 뜻을 상실해가면서 발음이 비슷한 까치설로 불리게 됐다는 설입니다.

까치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설도 있는데요. <삼국유사> 속 설화에 따르면 신라 소지왕 때 왕후가 승려와 내통해 왕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으나, 왕이 까치와 쥐, 돼지, 용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쥐, 돼지, 용은 모두 십이지에 들어가는 동물이라 그 공을 인정받았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까치는 여기서 제외돼 이를 안타깝게 여긴 소지왕이 설 전날을 까치의 날로 정해 까치를 기념하는 날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일제강점기 시절 제작된 동요이기 때문에 동요 첫 가사 앞부분에 나오는 까치설은 일제가 강제한 양력설, 뒷부분에 나오는 우리 설날은 우리가 지내는 음력설을 뜻해 일제에 저항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 외에 까치를 길조(吉鳥)라 여겨 설날에 대한 반가움을 표현하기 위해 설 전날을 까치설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설날의 역사와 여러 가지 설날의 유래

우리 민족은 설날, 한식, 단오, 한가위를 민족의 4대 명절로 지켜왔는데요. 그렇다면 설날은 언제부터, 왜 만들어졌을까요? 우리나라에서 설에 관련한 기록을 찾으려면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삼국사기>에 의하면 백제에서는 261년에 설맞이 행사를 했다고 합니다.

신라에선 651년 정월 초하룻날에 당시 왕이 조원전에 나와 백관들의 새해 축하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이때부터 왕에게 새해를 축하하는 의례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고려사>에는 설을 ‘구대속절(九大俗節)’의 하나로 기록하고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한식, 단오, 한가위와 함께 설을 4대 명절의 하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설’이라는 말의 유래에도 여러 의견이 존재하는데요. 삼간다는 뜻으로, 새해의 첫날에 일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내게 해 달라는 바람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서럽다는 말에서 파생돼 한 살을 더 먹고 점차 늙어 가는 것에 대한 서러움을 느끼는 날에서 유래됐다고도 합니다.

그 밖에 새로운 한 해가 ‘낯설다’라는 의미에서 비롯됐다는 설, 한 해를 새로 ‘세운다’는 뜻의 ‘서다’에서 따온 단어라는 유래 등이 있는데요. 설을 맞아 떡국을 먹으며 한 ‘살’을 더 먹듯이 나이를 뜻하는 ‘살’이 설과 같은 뿌리의 말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까치설과 설의 유래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설날은 추석과 함께 꼽히는 우리 민족 대명절로 어렸을 때부터 늘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었습니다. 꼭 설 당일이 아니더라도 반가운 친척들과의 만남, 설날 음식, 놀이 등을 기대하며 까치설을 맞이하곤 하는데요. 계묘년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