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운문-詩,시조

산유화(山有花)

素彬여옥 2010. 7. 9. 19:23

산유화(山有花)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사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김춘수의 김소월 론
.....
소월은 한국고유의 정서 이외에도 오히려 <의미의 깊은 충절>을
노래 하는데 그것이 그유명한 '산유화'다

이 시는 리드미컬하다.그러나 소월의 시에서 흔히 보는 음수율을
갖고 있지않다.말의 반복을 통한 음악성이지 운율이 아니다.(중략)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 시가 내포하는 심각한 의미다 !!

제2연<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네>를 두고 김동리는 '소월론'에서
<청산과의 거리>라 설명한다.실존주의 철학에서의 즉자적(卽自的)
존재의 동경인 셈이다.
ㅡ꽃은 인간과는 항상 일정한 거리를 두고(저만치) 인간의 희노애락
   과는 관계없이(인간의 입장에선 고독하게 혼자서) 피어있다. ㅡ
즉, 인간적 존재를 탈피하여 차라리 꽃이 되고 싶은데 그럴수 없는
체념, 그러기에 그에대한 동경,...

다시,제1연에서는 꽃이 핀다고 하고 끝연에서는 꽃이 진다고 하여
의미의 당착을 일으킨다...하지만 실은 그렇기도 하다..자세히 보면
꽃은 가을에도 피고,봄에도 진다.그러므로 사계절 피고 사계절 지는
것이다.따라서 1연과 끝연은 만물의 變轉을 말한 것으로 일종의
無常觀의 표현이다.

꽃을 피는 쪽만 보는 사람은 4계절 꽃이 피는 것이요..꽃이 지는
쪽만 보는 사람은 4계절 꽃이 지는 것이다. 그런데 소월은 꽃의
양면(兩面)을 동시에 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발견인 듯
하지만 실은 투철한 인식이라고 햐여야 할 것이다.

             ㅡㅡㅡㅡㅡㅡ김춘수의 김소월론에서 바부가 발췌 요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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