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모음/운문-詩,시조

등불/채린

素彬여옥 2013. 5. 8. 20:06

이안삼카페에서 보내는 " 문학의 향기 "

 


등불 
    채린(綵璘) 
좁은 인도 따라 
오르는 길
작은 물고기 
연인 되어 
거슬러 올라주고
갓 부화한 올챙이 
무리째 오글거립니다
늦깎이 겨울 심술에
움츠렸던 개울이 
피곤한 이들의 
예쁜 발들을 기다립니다
쭉 늘어진 등불
온갖 사연만큼이나 울긋불긋 
소낙비 사이 
내 비취는 무지개처럼
얼굴마다 여름꽃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에 초롱 하나 켜둡니다
희덕석한 
제 얼굴에도 
열꽃 하나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