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에 봄
1925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농업용 저수지로 만들어 진 인공호수
약 6만6천평에
한바퀴가 약 2키로라네요
봄바람이 심히 불어대는 오늘
한적한 수성못을 둘러보며
걷기운동도 하고
운치도 먹고
유명한 약200년된 왕버드나무
우리 대학생땐 온통 이 버드나무가 빽 돌아가며 심겨져 있었는데
딱 두 그루만 남겨두고
호수 가운데
인공섬이 아담하게
지나가다가
그냥
만수통닭집
전기구이도 한마리
클라우드 생맥도 한 잔
바람부는 날의 풀
윤수천
바람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억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을 보아라.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 주기 때문이다.
쓰러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넘어질 만하면
곁의 풀이 또 곁의 풀을
잡아주고 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보다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으랴.
이것이다.
우리가 사는 것도
우리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것도
바람부는 날 들에 나가 보아라.
풀들이 왜 넘어지지 않고 사는 가를 보아라.
윤수천시 김성희곡 테너 박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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